2012년 8월 26일 일요일

이태형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 중

한비야
한비야는 사막에서는 밍크코트를 벗어야 한다고 말했다. 좋은 비유였다. 모든 사람들이 밍크코트를 입으려 노력한다. (중략) 그런데 사막에서 밍크코트를 입은 사람이 살 길은 벗는 것이다. 벗어야 산다.

혜민
이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30분만 있어보세요. 그 편한 자세가 불편한 자세로 변합니다. 무엇이든 좋은 것이라 해도 영원히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모든 것이 불교식으로 말하면 무상합니다.

댈러스 윌라드 박사를 만났을 때 그가 던진 화두인 '생각을 생각하라'를 놓고 깊이 고민한 적이 있었다.

사상이나 종교를 들이대면 사람을 보지 못합니다. 위험합니다.

사람 한 명 한 명을 난로 다루듯이 해야 합니다.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아야 합니다.

간절히 원하면 보게 되고, 이뤄지더라구요, 사모함이 중요한 것 같아요.

김난도
아, 그래서 사무엘 울만은 '청춘은 인생의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의 상태'라고 했나 보다.

청춘은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준비하는 자는 아름답지요. 문제는 그 준비를 너무 일찍 끝내 버리고 싶어 한다는 데 있습니다. 인생에서 모든 것을 가졌다고 자부하는 기간은 없습니다. 준비하는 한, 청춘입니다.

김 교수에게 노년은 더 이상 준비하지 않는 시기다. 사람들은 목표나 꿈이 있을 때 준비한다. 늙었다는 것은 더 이상 목표가 없는 상태, 꿈꾸지 않는 시기, 가진 것을 소비만 하려는 순간을 의미한다. 그때 사람들은 '노인'이 되는 것이다.

김용택
행복이란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것을 은연중 주입시키는 우리 사회의 야만적 가치에서는 발견될 수 없다.

지금을 귀하고 소중하게 가꾸다 보면 내가 생각지도 않은 일들이 온다.

어머니는 엄마이기를 포기했습니다. 아이들을 학원에 다 맡겨 버렸습니다.

이어령
꿈도 꾸지 못했던 삶을 살기 위해 지금까지의 성공을 버리고 다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영웅이고 진정한 성공자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짜 성공은 영원히 성공할 수 없는 목표를 향해 끝없이 가는 것입니다.

정진홍
늙음과 더불어 성숙이 기계적으로 따라오지 않는다는 것이 일흔을 넘긴 정 교수의 발견이다.
오히려 욕심은 가시지 않고, 가슴앓이도 삭지 않는다. 미움은 여전하다. 고집은 신념이란 이름으로 더 질겨진다. 후회도 점점 커진다. 초조와 불안, 분노가 일상을 충동하는 깊은 정서가 된다. 고독과 슬픔, 소외는 철저하게 구체적이며 현실적이 된다.

영감이 끊기고, 정신이 냉소의 눈에 덮일 때, 비탄의 얼음에 갇힐 때, 그대는 스무 살이라 하더라도 늙은이라네. 그러나 머리를 높이 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고 있는 한, 그대는 여든 살이어도 늘 푸른 청춘이라네. 
(울만의 시 '청춘' 중)

인생의 나이테는 이미 다 그려져 있습니다. 살아 있을 때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드세요.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좋은 친구가 되세요.

고은
고은 시인은 그야말로 책과 그림들에 파묻혀 살고 있었다.

"밥이 맛있고, 술이 맛있고, 책이 맛있습니다."

임지호
"진화하기 위해서는 꼬리를 잘라 버려야 합니다. 뒤를 돌아보는 인생이 되어서는 앞으로 전진하지 못합니다. 진화는 홀로 있을 때 이뤄집니다. 정말 큰 수행의 척도는 솔로냐, 아니냐의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반드시 홀로 있어야 합니다. 홀로 고독 가운데 있을 때, 번잡한 세상 속에서 보이지 않던 어떤 것이 보입니다. 그 뭔가를 찾아내는 것이야말로 좋은 샘에서 물을 떠먹는 것과 같습니다. 진짜 좋은 것을 얻고 싶으세요? 홀로 떠나십시오. 모든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 있다 보면 진정으로 좋은 것을 얻기 힘듭니다."

김남조
잘 보는 것은 자세히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보는 것입니다.

강영우
석 여사는 미국 인디애나 주 공립학교 종신교사로 28년간 근무했다. 시각장애인 남편을 내조하고 아이들을 훌륭히 키우면서도 자신의 일을 유지했던 것이다.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역할이 있듯, 여성으로서의 역할이 있습니다. 사실 아이들이야말로 모든 희망이었지요. 그러나 여성으로서의 내 꿈도 중요했습니다.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꿈은 없습니다."

그가 말한 일곱 가지 원동력은 '자신감과 자존감, 선명한 비전과 목표, 긍정적 마음, 컴패션, 소통의 능력,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기, 창의력과 집중력'이다.

'Nowhere(아무데도 없다)'에서 스페이스 바 하나만 치면 'Now here(지금 여기에 있다)'로 바뀝니다.

- 한국에서 소포로 날아온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시대의 대표 지성들의 소중한 생각들을 담은 글. 나에게 이 책 속의 언어들이 필요하리라 생각되서 보내준 친구의 마음이 소중하다.
  여러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모여 있기에 공감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나와 다른 생각에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하면서, 좋은 글 밑에 밑줄을 치면서 읽었다. (하고 있는 작업 관계로 당분간 한국어로 된 책을 읽지 않으려 노력중이지만, 이 책은 예외!)
  길다하면 길고, 짧다하면 짧을 수도 있는 것이 한 인간의 생이겠지만, 그 생의 모든 것은 결국 자신,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는 생각을 하며. 오늘의 나의 발자국이 옳은 것인가라고 한 번 돌아보고, 내일의 걸음을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바늘이 여러 개 달린 나침판 같은 책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