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16일 목요일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윽고 슬픈 외국어' 를 읽고

하루키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작가는 아니다. 우리나라의 '김영하' 작가의 책처럼 그가 쓴 책이 나오면 바로 사보게는 되지만 오랫동안 책꽂이에 꽂아놓고 다시 펴본다거나 하는 일은 좀처럼 없다. 물론 젊었을 때 '상실의 시대'를 읽고서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던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이윽고 슬픈 외국어'라는 책을 보면서, 그동안 하루키의 소설에서 나타난 그와는 달리 타지에서 생활하는 외국인, 특히 동양계 외국인, 이 느끼는 점에 대해 많이 동감했다. 특히 내가 알았던 미국에의 일본 사람을 떠올리게 해서 가끔은 미소짓게 했던 부분들이 있었다.

하루키가 전통적이지 않은 일본인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나가는 작가의 모습을 담은 이 에세이는 어딘가 좀 서글픈 구석이 있다. 그것은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 언어 이전의 어떤 문제, 타지에서 살아가는 이방인의 어떤 정해진 숙명적인 슬픔같은 것이다. 언어가 익숙해져도 친한 친구가 생겨도, 자신만 느끼는 어떤 괴리감은 열등감도 아니고 우월감도 아닌 혼자만의 이질감이다. 아마도 하루키는 그 것을 '이윽고 슬픈 외국어'라는 제목으로 표현해내었던 것 같다.

특별히 기억나는 부분은 없지만 읽는 내내 비슷한 지역에서 타향살이를 해 본 동양계 외국인으로서 많이 고개를 끄덕거리면 조금은 재밌게 조금은 쓸쓸하게 읽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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